바람에 나부끼는 은모래빛 장발과 고운 턱선을 따라 무의식적으로 올려다본 곳에는, 이미 시선을 눈치 챈 능글맞은 눈동자가 자줏빛 광채를 은은하게 내비치며 이쪽을 응시하고있다. 깨끗하고 유려한 인상과 대비되는 쇄골 밑 보기좋게 잡힌 얇은 근육, 여유로운 표정엔 특유의 노련함이 배어있어, 그가 평범한 여행자는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