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known

이 세계에 들어온지 얼마 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벌써 기억이 많이 흐릿해졌다. 적어도 나 자신만큼은 누구인가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이 노트를 작성한다.

(중략)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은 그만 두었다. 가끔 인간이 흘러들어오므로, 지금은 후드 씨와 함께 그들을 무사히 출구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방이 이동하는 규칙도 어느 정도 알아냈다.

(중략)

은발 씨의 연구를 돕는 대가로 주기적으로 약을 처방받고 있다. 이 약이 없으면 두통과 염증에 시달려서 괴롭다.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이 부서질 때마다 은발 씨가 고쳐주고 있다.

가끔 그다지 기분 좋지 않은 내용의 꿈을 꾼다. 누군가의 기억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생생하다.